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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인생후르츠

yes' 책, 영화, 드라마 리뷰/영화, 드라마 리뷰

by 도요새 공간 2019. 4. 2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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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내용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영화 '인생후르츠' 포스터, 출처 네이버영화

"비가오면 땅이 비옥해진다. 땅이 비옥해지면 열매가 여문다. 차근차근 천천히"

 

 

90세 건축가 츠바타 슈이치와 87세 츠바타 히데코, 둘이 합쳐 177

그들의 슬로우 라이프를 찍은 다큐멘터리이다.

정말 보는내내 내 마음까지도 엄마미소짓게 만드는 힐링되는 영화여서 그 여운이 가시기 전에 기록을 남기려한다.

 

영화 '인생후르츠' 중에서

 

후대에게 돈을 물려주지는 못해도 좋은 흙을 물려줘야 한다는 부부. 건축가인 남편 슈이치가 설계한 도시 고조지 뉴타운에서 작은 집을 지어 살고 있는데, 마치 성냥개비 같은 아파트들 사이에서 대비되는 삶이다.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꾸민 공간은 누구도 흉내 낼 수 없고 슈이치, 히데코만의 집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들이 가꾸는 마당의 작은 숲에는 옥수수, 감자, 라임, 체리나무, 매화, 무화과... 등등 엄청난 종류의 과일과 채소가 있는데 정말 대단하다... 우리 부모님이 꿈꾸는 슬로우 라이프와 비슷하여 보는내내 부모님 생각도 났다.

슈이치 할아버지는 과묵해 보이지만 행동에서는 배려심이 아주 뚝뚝 흐르는데- 예를들면 나무판에 직접 노랑색 페인트를 칠해서 귀여운 표지판을 만드는 것이다. 잘보이게 하려면 노란색이 좋아 보일거라며 ㅠㅠㅠㅠ 귀여우셔.. 

 

작은새들의 옹달샘, 여름밀감 표지판-영화 '인생후르츠' 중에서

 

특히 저 '작은새들의 옹달샘 - 와서 마셔요!' 정말 귀엽다........ 새들을 위한 배려라니 !!

이 부부는 서로에 대한 배려도 몸에 베여 있는데

내가 부부가되어 어떤 사람과  함께 늙어간다면

저 부부같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나이에도 가끔 보면서 속으로 '잘생겼네'라고 생각한다는

히데코 할머니도 so sweet ㅠㅠ

입 밖으로는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는 않지만 행동하나하나에

서로가 사랑한다는걸 보여준다. 

 

그녀는 집안일과 요리실력에 있어서 만능인데 전자레인지와 가스는 안쓴다면서

딸기케이크, 초코케이크, 푸딩까지 뚝딱 만들어 내신다. 심지어 훈제베이컨까지도..

간간히 그들의 상차림이 나오는데 정말 여유있어보이고 현대적이고 할무니 할아버지 맞아??? 생각이 들었다.

 

건축가인 슈이치는 대학 졸업 후 안토닌 레이몬드밑에서 있었다고  한다. 그들의 집도 레이몬드의 집을 흉내냈다고..!

뭔가 하울의 움직이는성이 떠올랐다. 손길하나하나가 닿았을 것 같은 작은 소품들, 

그래서 벽난로 까지도 말할 수 있을것 같은 느낌..ㅋㅋㅋ 

아무튼 전쟁종전 이후 210만채 주택이 불타버렸을때 주택재건이 한창이었는데, 고조지 뉴타운도 이때 계획된 것이다. 

인간은 어디에 살아야 하는가가 궁극의 주제로 설계를 맡은 사람은 주택공단의 에이스 슈이치였다. 36살의 젊은 나이에 도시의 일부분을 계획할 수 있었던 것은 ... 정말 부러운 일이다! 

산등선을 따라서 건물을 지어 이곳이 산이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했고 마을에 숲을 만들어 바람이 드나드는 계획을 제안했다는 슈이치.

하지만 이런 계획은 그 당시의 상황이 아주 잘 맞춰져야 가능한데 토착단계부터 경제적인 이유로 갈등이 계속되었다.

그래서 원래의 계획안대로는 안되었다고... 그리고 이후 츠바타는 건축계를 떠났다고 한다. 

하지만 츠바타 할아버지의 생각을 들어보자.

 

"다들 계획을 세워요. 그리고 프로라는 명목으로 다음장소로 가버리죠. 자신은 도심속에 살고요. 뉴타운이 만들어진 뒤에는 전혀 관심이 없어요. 그런 생활을 하는 일본의 도시계획가, 건축가 중에 얼마나 엉터리들이 많겠어요. 고조지 뉴타운에는 제가있으니까요. 50년동안여기에 살며 활동하는 이유가 있는 거에요.”

 

정말 진정한 건축인의 자세가 아닐까...?

고조지의 다카모리산은 40년전에는 민둥산었다. 츠바타는 다카모리산을 뉴타운의 상징으로 만들고자 살려내려는 노력으로 도토리 심기 운동을 시작했는데 이프로젝트는 10000그루의 나무를 심게했다.

그리고 40여년이 흐른 후 정말 멋진 도토리 산이 된 다카모리산.

또 초반부에 인상깊게 나왔던 나래이션 중 

한집 한집 마다 작은 정원을 가꾼다면 나중에는 숲에 온 기분이 들지 않을까요 ? 

이는 한사람 한사람이 숲을 만들면 나중에는 산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 긴 여운이 남는 장면이다.

 

"고조지 뉴타운에는 제가있으니까요. 50년동안여기에 살며 활동하는 이유가 있는 거에요.”

 

그는 자신이 계획했던 도시에 살면서 그곳의 사람들과 이웃이 되고 친구가 되어 함께 마을을 가꾸어 나가는것...

마을사람들은 뭔가 든든할 것 같다.

이것이 건축가로서, 도시계획가로서의 진중한 자세가 아닐까 ! 

그리고 오늘날의 빠르게 수직으로 올라가고 빠르게 건물의 용도가 바뀌고, 도시의 한 부분이 나도 모르는 사이 통째로 바뀌는 도시를 생각해보면,

어쩌면 도시도 이 영화의 츠바타 부부의 삶처럼 차근차근, 천천히 삶과 함께 여물어가야 하는것이 아닐까? 

 

'바람이 불면 낙엽이 떨어진다. 낙엽이 떨어지면 땅이 비옥해진다. 땅이 비옥해지면 열매가 여문다.

차근차근 천천히.ゆっくりゆっくりとや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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