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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철학-계몽의 변증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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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요새 공간 2019. 4. 23.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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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도르노, 호르크하이머의 계몽의 변증법

오늘은 인상깊게 읽었던 건축철학 책 중 하나인 아도르노 호르크하이머의 계몽의 변증법이라는 책에 대해 리뷰하려고 한다.
이 책은 철학적 단상을 나열한 책이기 때문에 책 자체만으로 이해를 하기 어려웠다. 한번읽고 두번읽고 같은문장 무한반복해서 읽기... 그래서 다른 해설책을 참고하며 읽었다. 분명 한국어 번역이 되어 있는데 말이지...

이 책은 나치 테러의 종말이 눈에 보이는 시점에서 쓰인 사회비판서로 계몽의 동일성 원리에 의하여 총체화된 사회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다. 『계몽의 변증법』은 독일 나치즘이 출현하게 된 역사적 현실에 대한 물음과 시민사회안에 자리잡은 전체주의적 지배구조의 표현으로서 파시즘이 우연히 나타난 현상이 아니라 계몽의 동일성 원리에 따른 필연적 결과임을 기술한다. (강정민, <계몽의 동일성 사고 비판 : 호르크하이머와 아도르노의 계몽의 변증법을 중심으로>, 2016.2, p1)

우선 이 책에서 말하는 계몽이란 무엇일까?
‘인간에게서 공포를 몰아내고 인간을 주인으로 세운다. 는 목표를 추구하는 것‘(p.21), 또한 이성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넘어서 자연을 지배하는 것 이라고 한다.

우선 이 계몽사상이 등장하게 된 배경은 르네상스 시대 이후에 일어난 지적 운동으로 ‘신화’의 시대에서 ‘과학’의 시대로 변화하는 과정에서였다. 신화의 시대가 무너지면서 과학의 시대가 열렸고, 인간은 물질적 풍요의 시대를 살게 되었다. 민주주의, 산업혁명, 자본주의의 발전에 의한 대량생산 등이 가능해지면서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진 것이다. 하지만 이런 과정에서 전 세계가 좁은 무대가 되고 각 나라는 세계시장에 대한 탐욕을 갖게 된다. 이것은 결국 2차 대전으로 이어지고 이성에 대한 자만과 오만이 전쟁과 같은 야만적 비극을 낳게 되면서 인간은 다시 이성에 대한 깊은 회의감을 느끼게 된다...

계몽을 통해 원시적인 문명에서 벗어나 좀 더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방향으로 발전된 문명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는데 왜 주변에서는 비인간적이고 야만적인 일들이 난무하는가? 이렇게 발전된 시대에 왜 나치즘과 같은 비인도적인 사상이 독일국민의 사상을 사로잡을 수 있었는가? 이렇게 두 저자는 계몽은 합리성, 효율성과 같은 강점을 내세워 인간에게 다가오지만 이것이 과연 긍정적인 영향만을 주고 있었는지에 대해 회의적 의문을 품게 된 것이다.

그래서 “왜 인류는 진정한 인간적 상태에 들어서기보다 새로운 종류의 야만 상태에 빠졌는가?” 라는 질문을 출발점으로 시작한다.
신화에 대한 다른 해석 "신화는 이미 계몽이었다. 그리고 계몽은 신화로 돌아간다." 이러한 변증법적인 생각으로 접근한다. 원시사회에서의 애니미즘, 토테미즘과 같은 자연에 대한 공포와 경외에서 비롯한 것에서 그 자연을 모방함으로서 힘을 얻으려는 즉 자연을 지배함이 아닌 경외함에서 나오는 신앙심인 것이다. 하지만 체계화된민족종교에서는 인간의 지배욕을 반영한다. 태양신을 숭배하는 다신교같은 경우 두드러지는데 여기서는 신들 사이에서도 지배와 피지배가 존재하며 그것은 자연에 대한 인간의 지배와 더불어 인간과 인간의 지배까지도 함축하고 있다. 즉 인간이 전능한 신의 대리자로서 주체와 같은 위치를 부여받고 자연은 그저 정복의 대상이 되버리는 것이다.

오디세우스의 신화
오디세우스의 신화에서는 '신화'와 '합리적 노동'에 대한 관계를 해석한다. 오디세이의 모험의 주인공은 ‘시민적 개인’의 원형을 나타내며 그 시민적 개인은 방랑하도록 운명 지어진 주인공이 보여주는 일관성 있는 자기 주장에서 발생하는 것(p.81)이다. 이런 관점에서 오디세이의 사이렌 이야기를 보면 거기에 등장하는 노 젓는 사람들은 열심히 노를 젓고 있지만 사이렌의 아름다운 노랫소리를 듣지 못하게 모두 귀를 닫고 있기 때문에 앞만 보고 가고 있는 노동자이다. 즉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모르는 채 일만 열심히 해야 하는 현대인의 모습이다. 하지만 관리자 오디세이도 행복하지만은 않다. 사이렌의 유혹의 노랫소리가 아름답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지만 그것을 즐기지 못하고 배에 묶인 채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합리적인 노동인가? 일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목적만을 좇다 보니까 다른 것들은 수단화되고 도구로 전락해 버렸다. 이런 현실은 너무나 씁쓸하지만 지금도 이어지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그저 간과하고 지나가는 것들일 것이다. 대상화되고 객체와 주체를 둔 세상에서 사람들은 도구적으로 쓰이며 노동이라는 쳇바퀴 속에서 빠져나올 수 없는 이러한 현실은 결국 인간이 만들어 낸 인간을 위한 일이지만 아마 거의 모든 사람들은 행복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동일성의 원리
인간들이 문명을 발전시켜 온 것은 야망을 키워온 것이라고 했는데 이 말이 무섭게 다가온 것은 사람들을 편하게 해주기 위해 발전된 것들이 사람들을 조종하고 지배하기 더욱 쉬워졌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현대 과학의 산물인 미디어는 이제 모든 사람들의 손에 스마트폰을 쥐어주어 어디에서나 빠르게 정보를 들을 수 있게 되었고 그만큼 세계는 좁아졌다. 좁아진 세계는 더욱 조종하기 쉬운 세계라고 할 수 있다. 대중 기만으로서의 계몽 이라는 의미는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이에대해 "동일성 원리에 의한 파시즘적 전체주의의 억압구조가 물리적인 힘으로서 뿐만 아니라, 정신활동의 영역인 문화에까지 확대되고 있음을 발견한다. 동일성 사고에 의하여 자연을 추상화함으로 조작 가능한 지배대상을 상정하듯이, 동일하게 문화산업에서도 문화는 조작가능하고 상품화할 수 있는 물화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강정민, <계몽의 동일성 사고 비판 : 호르크하이머와 아도르노의 계몽의 변증법을 중심으로>, 2016.2, p27)" 라는 말에 동의한다.

동일성의 원리에 의 한 파시즘적 전체주의의 억압구조는 물리적인 영역을 넘어 정신적 영역에도 영향을 주는 문화에도 확대되고 있다. 동일성 사고에 의해 추상화, 시뮬라르크 즉 이미지화 시킴으로써 조종 가능한 지배대상을 상정하듯 문화산업 자체도 조작가능하고, 획일화시킬 수 있는(비슷한 감정과 시선은 쉽게 한꺼번에 원하는 방향으로 내몰 수 있다.) 그래서 결국은 대중들의 심리를 쉽게 자극 시킬 수 있는 물화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오늘날은 그 구조가 더욱 세밀해지고 여러 인터넷, SNS 플랫폼을 통해 깊게 뿌리 내렸음을 알 수 있다. 이런 대중의 심리를 이용하여 악행한 사례가 나치즘과 같은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허무하고 회의적인 생각이 들었다. 물론 두 저자가 살아온 시대적 배경이 매우 암담하고 처참했던 상황이었지만 그 당시에 내렸던 결론들과 사회의 진단들이 더욱 발전한 지금의 사회에도 적용되기 때문이다. 사회는 가속화 되어 발전되고 있고 정보들과 문화상품들은 범람하고 있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이 모든 것들은 무언가를 대상화하고 고립화하여 지배하는 기술을 발전시켜 온 것이기 때문에 비인간성도 함께 발전해 가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물리적인 것부터 정신적인 것까지 문명이 더욱 발전 될 수록 그만큼 객체를 조종하기 쉬워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관점으로만 생각하다 보면 끝없는 허무감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두 저자가 날카롭게 지적한 문명화된 사회의 맹점을 인지하면서도 내가 왜 공부를 하고 있고 무엇을 위해서 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확한 목표의식을 놓치지 않는다면 이들이 말하는 ‘새로운 야만상태’ 에 빠지지 않고 좀 더 나은 방향으로 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책에서는 이런 문제점들에 대해 해결방안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다른 해설들을 참고하여 본다면,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문명과 신화의 차이점은 폭력을 자각하게 만드는 ‘자의식’라고 한다. 두 저자가 말했듯이 문명은 신화적인 것을 발전시켜 온 것이지만 신화와는 다르게 문명은 자각하고 반성할 수 있게 하는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렇게 극적으로 한쪽으로 치우쳐져 있는 책만 읽는것은 사실 위험한 행동이다. 나도 모르게 물들수 있고 나도 모르는 사이 그들의 생각처럼 생각하고 회의적인 사람으로 변할 수 있으니.. 그래서 양쪽 모두의 입장을 보아야 한다. 예를들어 도시의 승리』와 같은... 아직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양쪽의 시각을 모두 알고 중립적인 시각을 가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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